리버풀 여행 Day.2.1(매지컬 미스터리 투어)

2017 영국/아일랜드 여행 리버풀 편 2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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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식을 먹으며 바라본 앨버트 독의 평화로움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이번 숙소의 조식을 먹어보려고 내려갔다. 시끄러웠던 런던의 숙소는 조식마저 정말 맛이 없었고 시리얼과 푸석한 식빵을 제외하고 다른 음식을 먹으려면 5파운드의 추가금을 지급해야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제대로 된 아침을 즐기길 기대했다.


* 맛있었던 영국식 아침 식사


번 호텔은 조식을 먹는 공간이 널찍하고 무엇보다 창가로 보이는 경치가 일품이었기에 먹는 즐거움이 있었다. 조식 메뉴는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의 정석이었고 소시지가 조금 맞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전부 맛있었다.


*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버스다 :)


기분 좋은 조식을 마치고 비틀즈의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에 가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숙소를 나섰다. 투어 모임 장소는 앨버트 독에 가깝게 있어서 쉽게 버스를 찾을 수 있었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가서 별도의 표 구매 과정 없이 바로 승차권을 수령할 수 있었다.


여기서 잠깐!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란? 투어 명은 비틀즈의 앨범 'Magical Mystery Tour'에서 그대로 따왔다. 리버풀에 어려있는 비틀즈 멤버들의 유년시절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투어이다.


* 마법의 버스에 탈 수 있는 승차


투어 버스는 마치 스쿨 버스처럼 생겨서 소풍을 가던 학창 시절이 떠오를 만큼 아기자기했다. 버스에 타면서 투어 인원들을 대강 살펴보니 역시나 중후한 나이의 백인분들이 많이 계셨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애들이 단체로 폴 매카트니의 가면을 단체로 맞춰 쓰고는 맨 뒷자리에서 왁자지껄 떠드는데 매우 유쾌 발랄해 보였다. 얘네들은 버스 안에서 노래가 나오면 남들보다 더 크게 따라부르고 특히 투어 가이드가 질문하면 유창하게 비틀즈 지식을 뽐냈다.


모두가 탑승을 완료하자 시동을 건 버스가 달리기 시작하니 비틀즈의 'Magical Mystery Tour' 가 마치 개선가처럼 경쾌하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롤업~ 롤업 포 더 미스터리 투어~''


각기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이렇게 합이 좋을 줄이야! 같이 힘차게 부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역시 좋은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음악이 분명하다.


가이드 아저씨가 쉴 새 없이 해주는 설명을 들으려고 얼마 되지 않는 영어 듣기 실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마치 동화를 듣는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 같았다.

 

* 페니 레인은 실재한다


버스는 열심히 주택가를 달려 페니 레인 길로 접어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되는 전염병이 버스를 휩쓸었다.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니 레인~ 이진 마이얼~ 앤 인 마이아이즈~''


* 페니 레인을 걷다


'앞으로 살면서 이렇게 행복하게 흥얼거릴 순간은 손에 꼽을 거야' 라는 생각을 하며 성지에 발을 디뎠다. 버스가 멈춰선 곳에서는 페니 레인이라고 쓰인 팻말 앞에서 모두가 인증사진을 남기느라 분주했다. 찍어달라고 부탁하고 또 열심히 찍어주다 보니 탑승을 알리는 신호가 들렸다. 아쉽지만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 딸기 밭, 영원하라!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그 유명한 스트로베리 필드였다. 버스에 내려 스트로베리 필드의 문 앞에 도착하니 없는 딸기 냄새가 나의 후각을 자극하는 기분이었다. 그저 빨갛게 칠해진 철문일지라도 우리에겐 영원한 딸기의 상징이 되었다.


* 스트로베리 필즈 포레버~!


'스트로베리 필즈 포레버~저절로 생각나는 후렴구는 나의 입을 가만두지 않았다. 여기서도 다시는 못 올 사람처 사진을 남겼다. 갑자기 여담이지만 입고 있는 비틀즈 티셔츠는 2014년 런던 애비로드 근처의 비틀즈 스토어에서 구매했다. 버스 기사 아저씨도 나이스 티셔츠라며 엄지를 치켜세우며 칭찬해주셨는데 나도 같이 엄지를 들어 올려 나이스를 외쳤다. 여튼 이번 여행에서는 리버풀에서만 작정하고 입을 생각으로 들고 갔는데 최고의 아이템으로 톡톡한 역할을 했다.


* 차창 밖으로 보이는 존 레논의 생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너무나 좋아하는 존 레논의 생가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이드 분이 내리지 않는다고 하여 너무 아쉬웠다. 영어 듣기 실력이 짧아서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현재 사람이 산다는 것 같았다. 기억이 흐리지만 링고 스타의 생가도 마찬가지였다.


* 폴 옹의 자취가 남은 집


그러나 실망은 일렀다. 폴 매카트니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은 마당 근처를 둘러볼 수 있었다. 분위기 좋은 꽃들이 가득한 마당을 보니 여기서 뛰어노는 어린 시절의 폴 옹이 상상되었다.

 


여기서는 사진을 많이 찍기보다 적당히 사진을 남기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노래 한 곡 정도는 들을 여유가 있었다. 주머니에서 챙겨온 이어폰을 주섬주섬 꺼내어 아이폰에 꽂았다. 앨범의 7번째 트랙 'Hello, Goodbye' 가 귀에서 흘러나왔다. 제목처럼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를 해야하는 오늘이었다. 


'오랜 친구에게 인사하러 왔다가 곧 다시 헤어져야 하는 심정'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 버스는 아쉬움을 가득 안고 시내로 달려갔다. 돌아가는 길에 버스에서는 'Something'이 흘러나왔다. 버스에 타고 있는 팬들의 아쉬움을 노래가 알았는지 조금은 슬프게 들리기도 했지만 여기저기서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매지컬 미스터리 투어는 오랜 고향에 가는 느낌이었고 가슴 한편에 큰 여운을 남겼다.


아쉬움도 잠시 다음 코스를 생각하니 엔도르핀이 치솟기 시작했다. 눈이 즐겁고! 귀가 쫑긋하는! 카번 클럽이 기다리고 있었다. 라이브 공연을 보고 약간의 알코올을 음미할 생각을 하니 저절로 광대가 승천했다. 버스는 리버풀의 중심으로 들어가더니 우리를 카번 클럽 근처에 내려주었다. 날씨는 따뜻하고 햇빛이 부서졌다. 북적북적한 리버풀의 시내를 감상하며 클럽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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