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헌터의 오프닝에 대한 감탄

마인드 헌터 시즌2 감상

오프닝이 훌륭한 드라마는 명작이었다

처음부터 마지막 회 까지 오프닝을 건너뛰지 않고 빠져서 보게 되는 드라마는 과연 몇 편일까? 몇십 개의 드라마를 보더라도 없을 수 있다. 마인드헌터는 시즌1 때부터 그랬지만 매 오프닝을 반복해서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구성이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녹음기를 천천히 준비하는 행위 하나하나를 디테일하게 클로즈업하여 보여주는데 순간순간 찰나에 지나가는 살인의 장면과 겹쳐지며 메타포를 이룬다.

이걸 보며 떠오른 건 Showtime의 명작 덱스터 오프닝이었다. 출근을 준비하는 덱스터의 행동을 통해 드라마의 정체성을 너무 잘 나타냈기 때문이었다. 덱스터에서는 레몬을 으깨고 계란을 굽고 식기를 이용하여 먹는다. 신발 끈을 묶고 티셔츠를 입는다. 마인드헌터에 서는 녹음기의 허브를 분리하고 릴을 장착하여 테이프를 롤러에 걸어주고 녹음 버튼이 눌러지고 릴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이런 단순한 행위 속에 많은 비유가 함축되어있고 나의 상상이 더해지면 짧은 오프닝에도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여담 : 녹음기 돌아가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레트로 감성 오져 버린다. 한때 LP를 사서 나그라 릴 녹음기로 녹음해서 들어 보고 싶었는데 머니머니해도 머니가 문제라 꿈을 접었었다. 언젠가 해보고 싶지만 좀 더 벌면….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