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락페스티벌 2019 :: 코트니 바넷이 온다

이제 가족 단위 방문객은 찾아보기 힘들 수도 있다

유료화

올해 5월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는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의 유료 전환 소식을 알렸다. 내용을 읽기도 전에 마주한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이후 사장되어가던 국내 록 페스티벌 시장에서도 묵묵히 무료화를 유지하고 있었던 메이저 페스티벌이었기 때문이고,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방문할 수 있는 부산의 자랑이었기 때문이다. 

  우려

그동안 부산 록 페스티벌은 지산이나 펜타포트와 같이 국내 정상급 페스티벌에서 볼 수 없었던 밴드를 발견할 수 있는 페스티벌로서 견인했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나는 이제 유료로 전환했으니 밴드를 섭외할 때 관객 동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바로 들었다. 메탈을 많이 듣지 않는 지금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메탈 밴드 'KILLING ME INSIDE'는 2015년 부산 록 페스티벌에서 알게 된 밴드로 서구권 메탈 밴드만을 고집하던 나의 눈을 뜨게 만들어준 고마운 밴드였다. 매년 여름 삼락공원으로 향할 때는 가슴이 뛰었다. 아시아나 제3세계의 생소한 밴드들이 올 때면 일부러 메인이 아닌 그린 스테이지를 찾아가곤 했다. 

  그럼에도

5월 13일 1차 라인업이 발표되었다. 예상을 넘는 라인업이었다. 친구나 SNS 팔로워들 사이에서 "이 정도면 유료 전환의 신호탄으로서 굉장한데?"라는 말도 나왔다. 알다시피 그동안 화학 형제(The Chemical Brothers)는 펜타포트와 지산을 통해 볼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뒤통수를 탁! 날려버린 것이다. 수도권 팬들에게는 부산으로 갈 충분한 이유를 제공해주었으니 다른 페스티벌은 꽤나 고생할 듯하다. 더 케미컬 브라더스가 완전 대박! 정도라면 코트니 바넷(Courtney Barnett)은 인디 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을 씻고 다시 확인할 정도라고 하면 비교가 될까? 5월 15일 티켓 오픈일에 맞춰 주저 없이 2일권을 사버린 건 코트니 바넷을 라인업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코트니 바넷이 자주 한국에 오게 될지 아닐지는 이번 페스티벌이 남기는 인상에 달렸다. 

올해도 뜨거운 여름 페스티벌로 간다

Courtney Barnett

'Pedestrian At Best'를 듣고 코트니 바넷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건 '그냥 내 맘대로 내지른다'라고(실제로 그렇지 않겠지만) 느꼈고 그게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었다. 이 무심하고 거친 창법은 정제되지 않은 락의 원형같이 느껴졌다. 이후 커트 바일(Kurt Vile)과의 듀엣 앨범 'Lotta Sea Lice'은 애용하는 애플뮤직 앱 속에서 나의 나른한 오후를 책임져주는 베스트 앨범으로 등록되어있다. 한 때 멍 때리며 밖을 보며 얼마나 들었던지 이제는 카페만 가면 이 앨범이 떠오른다. 작년에 발표한 'Tell Me How You Really Feel'은 역시 2018년에 가장 많이 들은 앨범 중의 하나이다. 코트니 바넷은 라이브로 봐야 최고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기에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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