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뉴스룸 스포일러 리뷰




THE NEWSROOM

뉴스룸



저에게 있어 뉴스룸은 관점에 있어 전환점(Turning Point)이 되었던 드라마입니다. 평소에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저널리즘의 본질에 연계한 민주적 사회'에 대해 깊게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뉴스룸이 완결 난지는 대략 2년이 되었고, 본지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생각날 때마다 다시 찾아보곤 하는 드라마입니다. 뉴스룸을 한마디로 평하라면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놀랍도록 계몽적인'




사실 웨스트 윙, 하우스 오브 카드 등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여 시청자를 깨우려는 드라마는 많습니다. 하지만 뉴스룸이 달랐던 것은 제목과 같이 언론인을 다루었다는 것입니다. 시민을 이끌어가는 인도자로서의 거창한 정치인이 주는 계몽이 아닌 현실에서도 접해볼 만한 보도국의 직장인들이 고뇌하며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에게 주려고 하는 계몽은 저에게는 매우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다시 말하면 대통령, 국회의원이 주인공인 드라마처럼 현실에서 닿을 수 없는 엘리트의 이상향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갖은 외부의 압박 속에서도 '언론인이라면 이런 모습이어야 한다'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이상향을 시청자에게 상기시켜줍니다. ACN의 뉴스 나이트 팀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비록 현실과의 타협으로 사람들의 무의식에 억눌러져 있지만) 민주사회를 이룩한 국가의 자랑스러운 시민이라면 모두 가슴속에 내재하는 모습일 것입니다.


뉴스룸은 제작 당시를 기준으로 가장 최근에 발생한 미국의 주요 사건들을 그대로 관통하는 드라마입니다. 뉴스룸은 충격적인 '파일럿 오프닝' 영상을 시작으로 시즌 1, 시즌2를 통해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어 왔습니다.


그중에는 허구도 있었으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에피소드가 더 많았습니다. 외적으로는 멕시코 만 원유 유출, 빈 라덴 사살, 애리조나 총기 난사 사건 내적으로는 2012 미합중국 대선, 정치계의 각종 스캔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악장을 다루는 스포일러 포스트인 만큼 시즌3의 주요 쟁점에 대해 의견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시즌1과 시즌2의 화두는 '사건을 보도하는 입장에서 어떠한 언론관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가?' 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다룰 시즌3에서는 '언론인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할 신념'에 대해 논쟁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ACN의 정보통인 '닐'은 국가의 치부를 들춰내는 기밀을 익명을 요구하는 정부의 내부 고발자로부터 받게 되고 보도국의 핵심인물들인 찰리(보도국장), 윌 맥커보이(앵커), 맥켄지(총괄 프로듀서)에게 보고하게 되죠.


이때부터 그들의 한숨과 고민은 깊어져 갑니다. 다행인 점은 이들 모두 의견의 차이점을 보이지 않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세상에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 에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밀이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당국은 FBI 연방 수사국을 통해 외압을 가하기 시작합니다. ACN 뉴스 나이트 팀은 언론 방송국이라는 이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FBI의 위법에 가까운 강압적 수사를 보도하겠다고 강경태세를 취하고 이로써 FBI는 한발 물러나는 듯 보였습니다. 이 시점까지만 해도 뉴스 나이트 팀은 수정헌법 제1조가 적용된 선례를 굳게 믿었고, 비윤리적 기밀을 보도했다고 해서 아직 중죄를 받은 언론인이 없다는 점을 들어 방심하고 있었던 게 가장 큰 판단 오류였다고 생각합니다.


당국은 거기서 절대 멈추지 않았고, 정부는 케케묵은 간첩법(The Espionage Act)을 들이밀며 국가의 기밀을 유출한 내부인의 신원을 밝히지 않는 윌에게 닐을 불러내라, 정보제공자의 신원을 밝히라고 계속해서 압박합니다. 당연하게도 언론인의 신념을 지키고자 했던 윌은 결국 고소를 당하게 되고, 사법부가 끼어들게 됩니다.



이 법정에서 윌은 결국 간첩법 위반죄가 아닌 법정모독죄로 형을 선고 받게 됩니다. 이것이 사법부 처지에서는 간첩법 VS 수정헌법 제1조를 중재하기에 가장 또는 최대한 중립적인 판결이었을 것입니다.


윌이 판사와 나눈 대화를 요약하면 "나는 언론인의 사명을 지킬 것이고 그러나 존재하는 법을 지켜야 하는 것은 모두의 의무임이 틀림없다." 고 말하면서도 간첩법과 수정헌법 제1조가 공존하는 현재 구조가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합니다.


사실 국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혹은 치부를 감추기 위해 간첩법은 이름만 달리하여 여러 국가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현재 이름만 다를 뿐 국가보안법과 표현의 자유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죠.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정보와 기술의 발달로 소수의 사람이 전체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이 매우 커졌고, 그 악영향으로 인한 도미노 현상은 더욱 심해져 피해복구는 어려운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경우 각종 테러리스트의 궁극적인 붕괴 대상이 되고 있으므로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국익 차원에서 간첩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하지만 인류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신념은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억제하는 법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수정헌법 제1조의 의미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법은 공존 아닌 공존을 통해 '조절'을 이뤄내야 합니다. 언론, 출판,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이며 안보적 측면에서 간첩 행위, 이적 행위는 어디부터인가?.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끊임없이 공론의 장에서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지향해야 하는 바는 최대한 언론, 출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쪽으로 역사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도록 하는 노력이 중요한 게 아닐까요?


이번 시즌3에서 삽입된 주요 곡들을 소개하면서 마칩니다. 첫번째는 찰리가 쓰러졌을 때 흘러나오는 미국의 전통 민요입니다. 미주리 강의 선원들의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오는 민요이며 인디언 추장의 딸을 사랑하게 된 상인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찰리의 뉴스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곡 선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Oh Shenandoah, I long to hear you Away, you rollin' river Oh Shenandoah, I long to hear you Away, I'm bound away Cross the wide Missouri. 오 쉐난도, 그대 소식 궁금해요 멀리, 강물따라 떠나간 그대여 오 쉐난도, 그대 소식이 궁금해요 멀리, 나도 떠나려 해요 넓은 미주리강을 건너서

Oh Shenandoah, I love your daughter Away, you rollin' river For her I'll cross your rollin' water Away, I'm bound away Cross the wide Missouri. 오 쉐난도, 난 당신의 딸을 사랑하오 그러나 멀리, 강물따라 떠나간 그녀 그녀를 위해 난 강물을 건너려하오 멀리, 나도 떠나려 해요 넓은 미주리강을 건너서

Oh Shenandoah, I bound to leave you Away, you rollin' river Oh Shenandoah, I'm not deceive you Away. I'm bound away Cross the wide Missouri 오, 쉐난도, 난 그대와 헤어질려 해요 저 멀리, 강물따라 떠나간 그대 오, 쉐난도, 나는 당신을 속이지 않아요 멀리, 나도 떠나려 해요 넓은 미주리강을 건너서




끝으로 피날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입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에 찰리의 장례식에서 진행된 뉴스룸 팀원들의 즉석 공연으로 살아생전 보도국장 찰리 스키너가 매우 좋아했던 노래임을 암시하는 장면이 앞에서 나옵니다.


최근 미국의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그래도 내일의 태양은 뜬다." 이 말처럼 뉴스룸의 영웅들은 찰리가 지향하고자 했던 ''그 뉴스''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을 합주로서 다짐합니다.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면입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드라마 리스트는 많습니다. 그중에는 모두가 추켜세우는 드라마도 있을 것이고, 주관적으로 뽑힌 것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리스트를 작성한다면 살포시 뉴스룸을 올려놓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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