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드라마] 익스팬스 가이드
- 텔레비전
- 2016. 12. 10. 21:41
THE EXPANSE
익스팬스
본 포스트의 목적에 따라 스포일러는 최소화되었습니다.
SF 장르는 언제나 비주류였지만 저는 항상 좋아해 왔습니다. 최근 SF TV시리즈에는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들이 주가 되면서 우주가 등장하는 웅장한 드라마가 없었습니다. 예를 들면 배틀스타 갤럭티카나 스타게이트 시리즈가 그런 예가 되겠습니다. 사족이지만 스타게이트 유니버스의 조기 종영은 매우 아쉬웠습니다. 딥 스페이스가 그립던 와중에 익스팬스를 발견하였고 망설임 없이 재생 버튼을 눌렀습니다.
익스팬스는 제임스 S. A. 코리의 동명 소설을 기반으로 SF 명가 Syfy에서 야심 차게 준비한 드라마입니다. 익스팬스는 매우 복잡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서 처음 1화, 2화는 이해가 잘 안 되어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본 뒤에 한 번 더 시청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충분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시청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소설을 읽어보지 못했기에 순수 드라마의 관점에서만 소개함을 알려드립니다.
세계관
익스팬스의 세계관은 200년 후의 미래입니다. 어찌 보면 그렇게 머지않은 미래로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말처럼 인류는 이제 막 태양계를 식민지화하기 시작하였으나 성간 여행 기술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류의 활동 반경은 태양계 안으로 국한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우주 교통의 발달은 많은 진전을 이룩해 화성과 달에 주거한 지는 꽤 오래되었으며 심지어 지구와 화성 사이의 소행성 거주기지 '벨트'에서 살아가는 인간도 엄청난 수에 달했습니다.
200년 뒤에도 여전히 태양계의 중심은 인류가 태어난 지구입니다. 활동 반경이 넓어짐에 따라 지구는 단일 국가 개념을 약화하고 UN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중앙 정부를 형성합니다. 즉, 지금처럼 상징적 존재의 UN이 아닌 전 지구에 통치권을 행사하는 기구가 되었습니다.
200년 전부터 점진적으로 화성으로 넘어가기 시작한 인류는 화성인으로 정착하여 이 척박한 행성을 개척하였습니다. 같은 인간이지만 200년이라는 세월은 우리는 지구인과 다른 화성인이라는 정체성을 심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그 사상의 기반은 이 척박하고도 황폐한 행성을 개척했다는 자부심에 있습니다. 그러나 화성의 테라포밍(행성을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미비해 보이며 이를 극복한 대안은 과학 기술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화성은 독립 무장 세력으로 비칩니다. 주관적이지만 이는 첫째 황폐한 화성을 개척해야 하며 둘째 부족한 자원의 엄격한 통제를 위해 강력한 정부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극의 주요 배경인 벨트입니다. 지구와 화성 사이 그저 돌덩어리에 불과한 수많은 소행성이 떠다니는 곳에 벨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요 소행성에 건설된 수 억의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엄청난 크기의 여러 우주 주거기지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또 하나의 세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태양계 식민지화 초기에 우주 기지로 시작한 것으로 보이는 이곳의 역사는 매우 비참합니다. 이들은 모행성 없이 살아가는 우주 고아 신세로 어떤 자원도 없는 곳에서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 쳤습니다. 그러나 중력이 없는 곳에서 태어난 순수 벨터 2세 또는 3세(벨트의 주민)는 지구나 화성인과 비교하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뼈와 근육을 가지게 되었고, 반강제로 우주에서만 살 수 있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벨트의 자주독립을 외치는 무장세력이 지구나 화성에 체포될 경우 행성으로 데려가 묶어두는 것을 중력 고문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뼈는 행성의 중력을 버틸 수 없으므로 스스로 서 있기 조차 힘들며 육체에 엄청난 고통이 가해지기에 매우 효율적인 고문 방법입니다.
우주에 없는 자원을 얻기 위해 벨터들은 벨트에 진출해있는 화성이나 지구의 기업에 노동력과 기술을 제공하거나 우주 전역에 퍼져나가 우주에 떠다니는 얼음을 캐와 물을 얻는 등 갖은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항상 을의 위치에 있으며 노동자들은 반노예 상태의 생활을 합니다. 벨트에 물과 산소를 공급하는 것은 이들의 노동력과 기술을 대가로 주로 지구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벨트 내의 극단주의 세력과 지구가 충돌할 경우 또는 외교관계가 복잡해질 경우 지구 측에서 막무가내로 산소와 물의 공급을 제한하면 별도리가 없는 벨트는 현재 폭발 직전입니다. 잠가라 밸브
관전 포인트
익스팬스는 여타의 명작 Syfi 드라마가 그러하듯이 단순한 공상에 머무르지 않고 우리의 현실을 투영합니다. 배틀스타 갤럭티카가 명작으로 추앙받고 회자하는 것은 특수하고 극단적인 상황에서 현실 속의 인간을 되돌아보게끔 하기 때문입니다.
익스팬스의 화성과 지구의 관계는 예전 소련과 미국이 전개했던 냉전과 큰 틀에서 같습니다. 200년이 흐르는 동안 그들의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습니다. 드라마에서 그 이유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들의 대화를 엿보면 지구의 무분별한 자원 이용에 화성이 반감을 품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드라마의 시즌이 진행됨에 따라 분기점이 된 사건이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들 양대 세력은 현재 직접적인 무력충돌은 피하는 것으로 보이며 활발한 첩보전을 통해 교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 냉전의 피해는 고스란히 벨터(벨트의 주민)들이 감내하고 있습니다. 이르건대 벨트는 중간 완충 분쟁지대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익스팬스의 시작은 벨트의 치안을 외주 받아 벨트의 주민들을 통제하는 지구측 사설 경찰 기업에서 일하는 한 벨터 형사의 활동으로 시작합니다. 한 사건은 계속해서 의문의 꼬리를 남기며 그를 유혹합니다. 우주를 넘나드는 수사를 따라가다 보면 눈을 호황 시키는 미래 기술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익스팬스의 세계관은 방대하며 3개의 세력이 톱니바퀴처럼 물려있는 만큼 등장인물들이 나오면 머릿속에 잘 기억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배경인 벨트 내의 각 기지명도 기억해둔다면 이야기를 따라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익스팬스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 주기 때문에 킬링타임 드라마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심도 있는 디스토피아적 SF 드라마를 갈망하셨던 분들이라면 충분한 대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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