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스포일러 리뷰
- 영화
- 2017. 3. 10. 00:24
* 마지막 울버린
본 포스트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로건을 보고 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형용할 수 없는 숭고미로 승화된 작품입니다. 로건이라는 영화는 분명히 그동안 울버린의 일대기를 함께해왔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야기 상 직접적인 연결은 없지만 로건이라는 인물이 주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기 위해서는 십여 년 동안의 울버린 일대기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야만 제대로 동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로라와 로건 :: 비슷한 이름은 우연일까?
관객이 로건에게 더욱 동화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은 어린 소녀 로라입니다. 울버린의 인생이 순탄치 않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물며 로건보다 어린 나이에 끔찍한 실험을 겪었으며 평범하지 않은 능력을 갖춘 로라의 인생은 결코 울버린보다 평탄치 않을 것을 우리는 인지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로건과 로라의 관계에서 일종의 측은지심(惻隱之心)을 투영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더욱 울컥하게 합니다.
* 로라와 함께하는 마지막 여정. 로건은 심심하지 않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로라는 로건에게 깊이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로라가 로건에게 “죽고 싶은 거죠?”라고 말할 때 저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이 순간적으로 밀려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가 겪은 수많은 고난이 떠오르며 이제는 그가 죽고 싶다는 것을 몸소 이해합니다. 지친대로 지친 그는 의미 있는 죽음을 찾아 지금껏 방황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연명 그 자체를 위한 삶의 연장을 끝내고 싶었던 그에게 로라를 지키는 것은 마지막 불꽃이었을 것입니다.
* 복잡한 감정선을 담아내는 로라
실험체였던 아이들이 모여 사는 오두막에서 로건은 로라에게 말합니다. “모든 살인은 돌이킬 수 없어” - “그들은 나를 죽이려고 했어.” -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자에 대한 살인도 짊어지고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해” 정확하게 구현한 대사는 아니지만 로건은 자신의 폭력과 살인에 대한 반성을 로라에게 고백합니다. 이 대사는 유명한 고전 서부극의 대사를 인용한 것이지만 앞으로 슈퍼 히어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악을 폭력으로 죽인다고 해서 살인 그 자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음을 말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관객은 악당을 히어로가 더 큰 폭력으로 죽이는 것을 살인으로 정의하지 않고 정의의 철퇴를 내리는 정당한 행위로 바라봤는지도 모릅니다. - “살인은 살인일 뿐이다.”
*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울버린
로건이 마지막 전투를 위해 모든 약을 투여하고 달려갔던 이유는 그토록 바라왔던 작은 희망을 실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식을 가지고 평범하게 살고 싶었지만, 결코 이룰 수 없었던 꿈은 로라를 지키기 위해 다시 살아났습니다. 삶의 종착지에서 로건은 로라에게 “아빠”라는 말을 듣고는 작은 기쁨의 탄성이자 탄식을 내지릅니다. “이런 기분이었군.” 마지막 남았던 가슴 속 응어리가 이제야 터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로써 로라는 ‘울버린의 계승자이면서 로건의 자취를 안고 살아갈 존재’가 되었습니다.
로건의 무덤에서 로라는 십자가를 기울여 놓음으로써 영원한 X맨을 기림과 동시에 계승하겠다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미시적으로는 로건의 자식으로서 거시적으로는 새로운 X맨으로 탄생한 로라의 앞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너무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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