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장문스타그램 (Back To The Blog)

인스타그램에 장문을?

인스타그램은 장문을 소비하는 공간이 아닌 건 지나가는 8살도 안다. 하지만 나는 91년생 아재답게 블로그로 SNS를 시작한 세대. 내가 올린 피드가 가볍게 소모되는 것에 회의를 느껴 시작한 것이 인스타그램에 장문을 써보는 것이었다. 실패할 것을 알고 시작한 것이었지만 대세는 '전달 콘텐츠'가 아닌 '소모 콘텐츠'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으니 나쁘지 않은 듯하다. 어쨌든 긴 글은 다시 블로그에 게시하는 평범하디 평범한 블로그를 해야지. (인스타 안 한다는건 아니에요)

인스타그램 피드 정리

위의 결정을 내리고 몇 주전 600개에 달했던 인스타그램의 피드를 거의 다 삭제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감성으로 호소하는 쓸데없는 피드를 과감히 정리하고나니 한결 후련해졌다. 이제 별일 없는 일상은 올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니 정신도 맑아졌다.

남는 건 이야기다

인스타그램은 클라이막스다. 인스타그램의 수많은 사진에 담겨있는 장면은 절정일 때의 찰칵이겠지. 인스타그램이 SNS의 최고 가치를 달리는 것은 "설명충아 그래서 세 줄 요약 좀"이라고 말하는 현재와 가장 닮아서가 아닐까? 반대로 블로그에는 이야기가 있다. 누군가 대기업 사원증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달아서 올리는 취업성공의 결과보다는 그 사람이 취준을 했던 순간의 기승전결이 녹아있을 테니까.

추신

그렇다고 인스타그램에 마냥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우울증의 원인이라 말하고 비교대상의 SNS라고 하겠지만 나는 인스타를 통해 더 밝아졌고 성격도 좀 더 외향적으로 변할 수 있었기에 참 고마운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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