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 Doherty - Peter Doherty & the Puta Madres

피트 도허티

아마존 직구

생에 처음으로 턴테이블을 마련하고 피트의 바이닐을 가지고 싶어 검색하던 중에 작년에 나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준 앨범을 구매하기로 했다. 앨범 커버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이쁜 바이닐 충동구매하기'라는 올해 목표를 개시하기에도 매우 적합했다.

그런데 평소처럼 yes24, 핫트랙스, 알라딘에 검색을 하니 도무지 팔지가 않는 것이었다. 국내에서 인지도가 없긴 하지만 해외구매란에도 없다니 매우 실망했다. 그렇게 검색을 하다가 바이닐을 자주 직구하는 블로그 주인장님에게 여쭤보니 답변이 돌아왔다. 여러 가지 루트를 소개해주셨는데 그중에 가장 괜찮은 건 UK아마존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아마존에 회원가입을 하고 직배송이 되는 바이닐을 찾아서 배송비를 합한 가격을 보니 놀라웠다. 배송비를 합해도 국내 대부분의 바이닐보다 훨씬 저렴했다. 국내 바이닐 시장의 가격에 거품이 심하게 끼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10일 ~ 한 달까지 걸리는 배송기간이 가장 큰 단점이지만 최소 만원 이상 저렴하다는 점이 이를 충분히 상쇄시킨다. 어차피 배송 늦는다고 음악 못 듣는 시대도 아니니까.

색감 이쁜거 봐

피트 도허티

클래식한 바이닐 감성에 피트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에 다른 밴드를 제쳐두고 구매했다. 사실 피트를 파고들게 된 건 리버틴즈 시절보다 'Babyshambles'와 솔로 곡들로 기억한다.

당시 나는 피트 목소리에 바로 매료되었다. 애처롭고 쓸쓸하게 들리는 골초 음색 그리고 웅얼거리며 대충 흘리는 듯한 발음이 언뜻 보면 힘을 잃어가는 것 같지만 터져야 할 때는 폭발적이었다. 연약한 것 같지만 끈질기게 살아남아 귓가에 맴돈다. 그건 피트의 약물 인생과도 겹쳐지는 부분이다. (런던에 돌아다니면 가끔 조우(?) 할 수 있다는데 그러고 싶다.)

당분간 턴테이블 독점

덜 흥겨워서 좋다

이 앨범은 '리버틴즈'나 '베이비솀블즈'보다 흥겹지 않아서 나이 든 피트만의 감성을 듬뿍 느낄 수 있다. 뮤비와 함께 들으면 가장 좋은 곡은 역시 'Paradise Is Under Your Nose'. 어깨를 낮추고 뮤비를 감상하다 보면 주변에 존재했던 당연한 것들에 감사해진다.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이 곡부터 6번 트랙 'The Steam'까지 쭉 듣는 것이다. 후반부 트랙들도 정말 좋은 곡들이다. 약간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곡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곡 구성이 참 이상하다.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감성 돋다가 스피릿 충만해지기도 해서 듣는 재미가 있다. 어쨌든 피트가 부르는데 어떤 곡이든 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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