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플레이어 원 :: 아는게 없어도 재밌다
- 영화
- 2018. 4. 16. 14:29
스포할 게 없는 레디 플레이어 원 내 맘대로 리뷰
아는 만큼 보인다?
당연한 소리다. 이 영화는 과거 대중문화에 대한 찬가이다. 하지만 80~90년대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지식이 많지 않은 현재의 대다수 10대, 20대는 아는 게 적을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아는 게 없는데 봐도 재밌느냐라는 질문이 굉장히 많이 보였다. 어쨌든 아는 게 많지는 않은 본인이 보고 나오니 아주 재밌었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들이 이야기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냥 흘러가는 대로 봐도 전혀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였다. 게다가 아이맥스를 좋아한다면 화려한 3D 효과에 감탄하며 탄성을 내지를 수 있다.
데자뷰 느껴본 적 있어?
내가 아는 건 이정도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볼 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를 보면서 내가 눈치챈 레퍼런스들을 적어봐야겠다. 먼저 블리자드사의 짐 레이너와 트레이서는 게임을 좋아하는 나로서 모를 수가 없는 영웅이라 제일 반가웠다. 배트맨, 조커, 할리퀸은 영화 다크 나이트나 수어사이드스쿼드 등으로 워낙 유명해서 모를 수가 없었다. 가장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건담은 정확한 모델명을 아는 건 아니지만, 애니메이션을 몇 번 보았기에 그 멋짐에 공감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터미네이터의 엄지 척 패러디, 사탄의 인형 처키, 쥬라기 공원의 T렉스, 킹콩은 너무나 유명해서 현재 20대 정도라면 충분히 알만한 소재였다. 그나마 하드코어 하다고 할 수 있는 것 중에 내가 알아챈 것은 스타트렉과 배틀스타 갤럭티카라는 명작 SF 미국 드라마에 나오는 우주선이었다. 하지만 백투더퓨처의 자동차라던가 아군의 든든한 로봇인 아이언 자이언트 같은 건 전혀 몰랐고 영화를 보고 나서 리뷰를 쓰는 지금도 계속 모르는 것이 넘쳐나는 게 레디 플레이어 원의 특징인 만큼 국내 관객 중 모든 걸 알고 보는 사람은 정말 소수이지 않을까?
샤이닝
영화 샤이닝 패러디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서 가장 감탄한 부분이며 꽤 많은 러닝타임을 차지한다. 내가 샤이닝을 본 건 대학에서 교양으로 '영화에 대한 이해'를 수강할 때였는데 각 장면 장면을 공부하다시피 한 영화는 처음이었고 아마도 마지막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샤이닝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감동적인 패러디였고 스필버그 또한 샤이닝에 많은 애정이 녹아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샤이닝을 모르고 보면 단점이냐? 그건 나름대로 또 장점이 될 수 있다. 샤이닝의 무서운 부분을 매우 잘 표현해서 모르긴 몰라도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본 관객 중 많은 사람이 샤이닝을 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마도 스필버그 감독은 이 위대한 고전을 현재 어린 세대들이 많이 봤으면 하지 않았을까.
스토리는 찾지 말지어다
스토리라는게 없다. 흘러가는 대로 보면 되는 지극히 평면적인 이야기. 애초에 레디 플레이어 원은 스토리를 내세우는 영화가 아닌 지난날의 향수에 젖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레디 플레이어 원의 리뷰는 유튜브든 블로그든 가리지 않고 어떤 패러디나 레퍼런스가 나왔는지에 집중하고 있다.
좀 꼰대 같지만 명확한 메시지
지난날의 비디오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의 캐릭터가 총출동하는 영화가 종점에 다다라서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아이러니하게도 게임에 빠져 사는 사람들에게 밖에 나가서 현실을 마주할 줄 알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가상현실 오아시스의 셧다운을 발표하기까지 하니 이것은 한국의 셧다운 제도를 옹호하기 위한 큰 그림? "우리의 현실은 무섭고 고통스럽지만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인걸. 현실은 진짜니까"
취향 저격
평소에 디스토피아 적인 미래와 SF가 결합하면 무조건 찾아보는 나 같은 사람이라면 위에서 말한 것을 하나도 알지 못해도(사실 이런 취향이면 알 수밖에 없는 게 많음) 정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게다가 가상현실, 게임이라는 소재를 좋아한다면 여러번 봐도 즐거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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