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 3일차 #2(블루보틀, 브라이언트 파크, 뉴욕 공립 도서관, 쉑쉑버거)
- 여행/뉴욕
- 2018. 6. 5. 16:41
미니멀리즘 :: 블루보틀
전망대를 내려와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하려고 블루보틀로 향했다. 가장 빠른 기간에 성장한 커피 프렌차이즈로 알려진 블루보틀은 뉴욕에 많은 매장을 두고 있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브라이언트 파크 근처에서 블루보틀을 찾으니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블루보틀 매장에 들어가는 순간 왜 빠르게 성장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블루보틀의 파란 병 로고와 친환경 컵 등 분위기 전반이 소위 현재 대세로 떠오르는 라이프 스타일인 '미니멀리즘'에 부합하는 느낌이었다.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스타벅스가 'premium'이라면 그에 비교해 블루보틀은 조금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퀄리티 그리고 트렌디라는 이미지를 덧씌워주는 데 성공했다.
모카를 한 잔 시켜서 마셔보니 충분히 예상한 맛이었지만 떨어지지 않는 맛이었다. 하지만 블루보틀의 가격이 스타벅스보다 조금 저렴하다고 해도 큰 차이가 없고 블루보틀만의 특이한 메뉴는 없으며 맛의 차이도 크지 않으므로 꼭 찾아가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블루보틀은 브랜드 마케팅을 매우 잘한 사례인 듯하다.
브라이언트 파크
맨해튼은 그다지 크지 않음에도 도심 곳곳에 공원이 잘 조성되어있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이 브라이언트 파크이다. 뉴욕 공립 도서관 뒤에 있어 그렇게 큰 공원은 아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높은 빌딩 숲에 둘러 쌓여있어 단비 같은 공원이며 주변 회색 건물과 잘 어울리는 기다란 나무들이 빌딩과 같이 어우러져서 더욱 멋지게 느껴졌다. 어린이들을 위한 작은 회전목마도 있어서 아기자기함도 더했다.
이어폰을 꽂고 주변을 둘러보며 느긋하게 노래와 커피를 즐기니 피로도 날아갔다. 사진도 찍으며 즐기다가 바로 앞에 있는 공립 도서관으로 향했다.
유럽이 느껴지는 공립 도서관
뉴욕의 공립 도서관은 마치 유럽의 유적지 같다. 입장은 무료이지만 입구에서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맡아야 한다. 도서관 안으로 들어가니 드높은 천장과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2층으로 올라가기 전에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1층에서 열리는 전시였다. 들어가 보니 반전운동과 평화를 주제로 한 작품과 노래가 전시되어있었다. 구경하다가 반가운 얼굴인 비틀즈를 볼 수 있었다.
영국 여행 중에 마주치는 비틀즈는 당연하게도 그들의 본거지(?)에 왔다는 느낌이라면 뉴욕에서 만나는 비틀즈는 그들의 흔적을 찾은 듯했다. 벽에 걸려있는 헤드폰으로 'Blackbird'를 감상하고 나왔다.
2층으로 올라오니 입이 떡 벌어지는 영화 속의 열람실이 펼쳐졌다. 유럽의 어떤 도서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고풍스러움을 갖추었고 좌석 수도 여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의자와 테이블은 한국의 도서관이 최고인 듯하다. 딱딱하고 오래되어 보이는 나무 의자와 책상에서 노트북으로 과제를 하고 논문을 쓰는 듯한 대학생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수험시절과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최대한 방해되지 않게 열람실을 구경했다. 좌석에 앉아서 잠깐 쉰다는 게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져서 벌써 초저녁을 지나고 있었다.
뉴욕에서 먹는 쉑쉑버거
한국에서는 적혀있는 상호와 달리 쉑쉑버거라고 자주 부르지만 원래 쉐이크쉑이라는 것을 구글 지도를 보고 다시 한번 깨달았다. 서울 강남 1호점에서도 먹어보았지만, 뉴욕에서 먹어보고 싶었다. 도서관을 나와서 조금 걸어가니 쉐이크쉑이 보였다. 매장에 들어가니 줄이 꽤 길었다. 확실히 파이브 가이즈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파이브 가이즈가 '웰빙은 X까'라면 쉐이크쉑은 '우리가 자주 먹는 버거를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먹어보자'였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매장 분위기도 달랐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용 고객층이 달랐는데 딱 봐도 소득이 괜찮아 보이고 건강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많았다.
스모크 쉑을 시켜서 먹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서서 먹었다. 맛은 한국과 그리 큰 차이는 없었지만, 현지 분위기 때문에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었다. 파이브 가이즈도 맛있었지만, 확실히 웰빙, 촉촉한 버거를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쉑쉑버거가 더 맞을 듯하다.
신발 찾아 삼매경
버거를 맛있게 먹고는 소화도 시킬 겸 뉴욕에 오면서 사고 싶었던 신발을 찾아 나섰다. 미드타운을 걸어 다니며 신발을 구경했다. 내가 사고 싶었던 신발은 나이키 플라이니트 트레이너 검흰 모델이었는데 한국에서는 나이키 팬들 사이에서 너무 유명해져서 구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 인기는 미국에서도 여전했는지 미드타운에 위치한 대부분의 신발 판매장과 나이키 매장을 돌아다녔지만 260 사이즈를 구할 수 없었다. 미국에서도 인기가 엄청 많았나 보다. 아쉽게도 2018 나이키 프리 런만 하나 구매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혼술
숙소 앞 슈퍼에서 블루문을 한 병 사서 들어왔다.
숙소에서 혼술을 하며 오늘 여행을 대충 기록하고 나니 잠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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