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여행 3일차 #1(에싸베이글, 원월드 전망대)

에싸베이글

이날은 전날의 피로와 시차 적응이 겹쳐서 늦잠을 잤다. 그런고로 대충 때울 수 있으면서 맛있는 것을 찾다가 베이글을 먹기로 했다. 사실 한국에서도 베이글을 찾아 먹지는 않는데 여행지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며 맛집에 혹하는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 같다.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베이글이 과연 어떨까 기대를 하며 에싸베이글로 향했다.

가는 길에 비가 추적추적 내려 쌀쌀했다. 가게에 도착하니 궂은 날씨에도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줄 서는 것을 싫어해서 잠깐 고민하다가 이내 기다리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본 사진 중에 가장 맛있어 보이는 연어가 들어간 베이글을 주문했다. 에싸베이글도 써브웨이처럼 자신이 빵의 종류와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고르는 식이어서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면 재료의 이름 정도는 미리 알고 가는 것이 좋다.

빵은 플레인, 연어, 크림치즈를 주문했다. 계산 전에 절반을 잘라서 포장해줘서 좋았다. 계산하고 나서 가게를 둘러보니 딱 하나의 테이블이 운 좋게 비어있었다. 버거킹만큼 두툼한 베이글 속에 가득 차 있는 크림치즈와 연어를 한입 베어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사실 베이글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는 한국의 베이글과 이렇다 할 비교를 하지는 못하겠으나 소문만큼 맛있다는 것에는 동의하고 기본이 되는 빵이 좋아서 다른 베이글도 맛있을 것 같다.


잘못된 선택 :: 원월드 전망대

베이글을 맛있게 먹고는 타미스 빅애플 패스에서 선택한 원월드 전망대에서 주경을 보기로 했다. 원래는 탑오브더락과 같이 야경을 두 번 보려고 했는데 다른 분에게 원월드는 주경이 더 예쁘다고 들어서 낮에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911 메모리얼 바로 근처에 있는 원월드 무역센터는 911테러로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무너지고 나서 새롭게 건설하기 시작하여 2015년에 전망대를 개장하면서 완공되었다. 현재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탑오브더락을 제치고 명실상부 최고의 전망대로 꼽힌다.

빅애플 패스를 가지고 있다면 특별한 추가 예약 없이 방문하여 원하는 시간에 바로 표를 끊고 올라갈 수 있어서 탑오브더락보다 간편해서 좋았다. 푸른 조명과 디스플레이가 전시된 곳을 지나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니 귀가 멍멍해질 만큼 빠른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측면과 천장에 뉴욕 400년의 도시 발전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감탄이 절로 나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바로 앞 디스플레이에 영상이 재생되고 끝나는 순간 벽이 올라가며 창문이 드러난다. 누군가 이때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라고 해서 찍고 있다가 순간 엄청난 허탈감에 사로잡혔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한 흐린 날씨 때문에 도시는 커녕 시간과 정신의 방에 온 것처럼 새하얀 풍경만이 나를 반길 뿐이었다. 진짜 괜히 왔다며 후회해봤자 이미 표를 썼으니 늦었다. 온 김에 쉬면서 내부를 둘러보다가 와이파이가 매우 빠르고 공짜라는 사실을 발견하고 스마트폰만 1시간가량 만지작대다가 내려왔다. 

이번 여행 최고의 낭비가 되었던 원월드 전망대를 생각하니 지금도 누워있다가 이불을 걷어찬다...(이불킥) 이런 실패가 오히려 기억에 오래 남으니까 나름 추억이겠거니 여기자. 전망대를 내려오니 흐릿한 날씨 때문인지 따뜻한 커피가 먹고 싶어서 카페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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