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빠진 로맨스 :: 순서 바뀐 로맨스

난 로맨스 장르를 아예 안 보지는 않는데... 영화관에서는 잘 안 보는 편이다. 일단 K로맨스는 생각할 거리도 남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편. 연애 빠진 로맨스는 예고편을 우연히 보았는데 뭔가가 어?! 하고 느껴졌는데 그 느낌이 '가장 보통의 연애'때와 비슷했다. 그래서 마지막 극장에서 본 로코도 '가장 보통의 연애'였다. 공효진의 로코는 보증수표라고는 하지만 그것도 옛말이라 별 기대하지 않고 예고편을 봤는데 뭔가의 전기신호가 나를 자극했었다. 이번 연애 빠진 로맨스도 그랬다. 게다가 배우 조합도 뭔가 신기하지 않은가? 손석구에 전종서라니! 아니 뭐 이 조합이 왜?라고 물어보면 나도 정확하게 답변은 못하겠다. 뭔가 찌질 남자와 미친 여자의 조합이 문득 떠올랐다. 뭐 그냥 느낌이니까.

이 영화의 타게팅은 이제 막 서른에 진입하고있거나 진입한 어림잡아 89년~94년생 정도다. 그리고 영화는 그들의 고민을 잘 우려내었다. 연애 그까짓 거 몇 번 하다 보니 세상 허망한 게 없더라 그렇지만 혼자는 싫고 외로워. 근데 연애 다시 하려고 하니 빌드업하는 과정만 떠올려도 현타가 오는 거지. 마치 RPG 게임하다가 캐릭터 삭제하고 다시 1 레벨부터 키우는 것만큼.

 

올~ 굉장히 트렌디한데? 영화는 앞서 말한 현타의 도구로서 데이팅 앱이라는 트렌디한 녀석을 끌고 들어왔다. 아~ 얘는 뭐 연애감정노동 그런거 없어요 육체의 본능만을 추구하세요!라고 끊임없이 유혹한다. 데이팅 앱을 통해서 목적만 충실히 하자고 만났으니 연애가 빠졌다(?)라고 말하지만 결국 순서만 바뀌었을 뿐 연애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근데... 우리가 하고 있는 게 연애 아니야?"라고. 자기 합리화에 빠진 인물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결국 그 목적에 충실했던 관계도 끝이 날 때쯤 앞선 연애와 똑같이 공허하고, 외롭고, 슬퍼지고, 상대에 배신감이나 아쉬움을 느낀다.

정말 오랜만의 백신패스관, 얼마만에 팝콘각

연말 킬링 타임 영화로 추천하지만 15세라기엔 수위가 있다. 내가 보기엔 17.5세 정도? 아직 썸이거나 연애 초반인 커플이라면 12월엔 다른 영화도 개봉을 많이 앞두고 있으니 패스하는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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